패배를 승리로 반전시키고, 불리한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계인 것이다.
第31計 미인계(美人計) 아름다울 미(美). 사람 인(人). 계략 계(計)
아름다운 여인을 이용하는 계이다.
-. 오왕(吳王) 부차(夫差)에게 패한 월왕(越王) 구천(句踐)은 오왕을 쳐서 이기기 위해 미인을 찾아내어 오왕에게 보냈다. 월왕은 오왕이 미녀에게 빠져있는 사이 국력을 증강하고 드디어는 오를 쳐서 멸망시켰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 적의 장에게는 미인을 헌상하는 것이 최상의 책이다.
체력을 소모시키고 업무에 소홀해 지고 병사들은 퇴폐해지기 때문이다. 적에게 돈이나 물자를 보내는 것은 적의 전력을 증강시켜 아군을 공격해 오게 하는 최하의 책이다.
第32計 공성계(空城計) 빌 공(空). 성 성(城). 계략 계(計)
성을 비워 무슨 계책을 숨기고 있는 것 같이 보이는 계략이다.
-. 삼국시대 위나라(魏)의 중달은 15만의 대군으로 촉나라(蜀)의 제갈공명이 지키는 성을 공격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제갈공명이 지키는 성에는 2,500의 병사 밖에 없었는데, 공명은 기를 내리고 문을 개방하고 병사들을 숨기고 자신은 성의 위에 앉아 우아하게 금(琴)을 타고 있었다. 이것을 본 중달은 ‘저것은 무언가 계책이 숨어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공격하지 않고 철수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 이 계는 거짓으로 적을 동요시키는 매우 위험한 궁여지책이다.
이것은 상대방이 지능적이 아니면 말려들지 않는다. 저돌맹진형(猪突猛進型)의 장(將)일 때는 이 것 저것 따지지 않고 돌진해 오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도박이 되는 계이다.
상대방의 이면의 이면을 읽는 심리전이다.
第33計 반간계(反間計)되돌릴 반(反). 사이 간(間). 계략 계(計)
간첩을 되돌려 쓰는 계략이다.
-. 적의 첩자를 포섭하여 아군의 첩자로 이용하거나 적의 첩자인 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며 거짓 정보를 흘려 적을 속이는 방법으로 기만전술을 뜻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간(間)은 적으로 하여금 서로 의심하여 믿지 못하도록 하는 의미이고, 반간은 아군을 이간하려는 적의 계략을 역이용하여 적을 이간한다는 의미다.
삼국지의 적벽대전에서 주유의 남방군대에 비해 북방 출신인 조조의 군대는 기마전에 능했지만 수전에는 약한 편인데 주유 휘하의 수전에 능한 채모와 장윤이란 장수가 조조에게 투항하여 조조의 군대를 조련하였다.
주유가 내심 이를 걱정하고 있던 차에 조조의 참모로 주유와 동문수학한 장간이 항복을 권하러 주유를 찾아왔다. 주유는 그와 함께 술을 마시고 취하여 자는 척하면서 탁자 위에 채모와 장윤이 보낸 것처럼 꾸민 편지를 놓아두었다. 장간은 이 편지를 보았고 또 주유가 다른 장수와 나누는 밀담에서 채모와 장윤에 대하여 말하는 것도 들었다.
장간은 편지를 훔쳐 빠져나와 조조에게 고하였다. 조조는 채모와 장윤을 오나라의 첩자로 오인하여 목을 베게 하였다. 이로써 조조의 군대는 수전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조조는 주유의 반간계에 넘어가 전력이 매우 우세하였음에도 대패하고 말았다.
- 초나라 항우는 한나라 유방에게 사자를 보냈다. 유방은 사자를 마치 왕후귀족처럼 대접했다. 그리고는 직접 만나 “아 범증님이 보낸 사자가 아닌가”라고 하며 큰돈도 주었다. 그 사자는 항우에게 돌아와 “유방이 저를 보고 범증님이 보내서 왔구나 라고 했습니다”라고 하자, 항우는 군사(軍師)인 범증이 유방과 내통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그 때부터 그의 제언(提言)을 듣지 않았다.
화가 난 범증은 항우 곁을 떠났고, 초나라에는 군사가 없어졌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 이 계는 적의 간첩을 역이용해서 상대방을 혼란시키는 계이다. 즉 적의 간첩을 잡아 후대하고 역정보를 주어 돌려보내는 것으로, 적은 자기들이 보낸 간첩이니 믿을 수밖에 없고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용한 계략이다. 그러니 정보에는 허실이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第34計 고육계(苦肉計) 쓸 고(苦). 고기 육(肉). 꾀 계(計)
내 육신을 괴롭혀서 이를 얻는 계략이다.
- 삼국시대 조조가 오를 침공했을 때 조조군은 대군인데 비해 오(吳)의 손권군은 열세였다.
오는 조조군의 배들을 태워 없애는 화공작전을 쓰려고 했으나 배에 근접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장군인 황개를 군율을 어겼다는 죄로 매질을 한 후, 감옥에 가두었다가 밤중에 도망치게 해서 조조에게 항복하게 했다. 조조는 이 계략을 모르고 황개를 영접하고 그를 믿고는 황개가 시키는 대로 배를 서로 묶는 연환계를 써서 오군의 화공전략이 통하게 되므로 대패를 당했다. 여기서 황개를 이용한 고육책이 유래된 것이다.
★ 아군의 손실 없이 적을 이기는 것보다 더한 상책은 없다. 그러나 쉬운 것이 아니다. 따라서 다소의 희생을 치르더라도 작전을 할 수밖에 없을 때가 있는 것이다.
第35計 연환계(連環計) 잇닿을 연(連). 고리 환(環). 꾀 계(計)
고리 같이 연결해 놓고 치라는 계략이다.
- 연환(連環)이란 고리를 연결한다는 뜻으로, 여러 가지 상황을 교묘하게 연결시키는 계책이다.
이 계책에 대한 설명으로는 ‘적의 장수와 병사들이 많을 때는 정면으로 대적할 수 없다. 적으로 하여금 스스로 묶어 놓게 함으로써 그 기세를 죽여야 한다. 아군의 군사(軍師)가 뛰어나면 하늘의 은총을 입는다 將多兵衆 不可以敵 使其自累 以殺其勢 在師中吉 承天寵也.’라고 하였다.
연환계의 예는 삼국지연의에 여러 차례 보인다.
왕윤이 초선을 이용하여 동탁과 여포를 이간함으로써 이들의 세력을 무너뜨린 것도 연환계의 일종이다.
적벽대전에서 조조는 대군으로 오를 침공했으나 수상생활에 익숙하지 못한 병사들이 역병에 시달렸다. 이를 본 오(吳)는 황개를 통한 고육책의 계략을 써서 조조에게 병사들의 고통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배를 서로 연결하면 흔들림이 줄어서 병사들이 회복될 것이다.’는 연환계를 제시하였다. 이를 들은 조조는 기쁘게 받아들여 쇠사슬로 배들을 서로 묶어 놓자, 기동성이 없어진 조조군에게 오군의 주유가 화공을 펼쳐 조조군의 선박을 모두 불태워 버림으로써 대승을 거두었다.
이는 첩자를 적에게 보내 계책을 꾸미게 하고, 그 사이에 적을 공격하여 승리를 얻은 경우로서, 연환계의 대표적인 예다.
또 송나라의 장수 필재우는 금(金)나라 병사들과의 전투에서 진격과 퇴각을 거듭하여 하루 종일 적군에게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저녁이 되자 향료를 넣어 삶은 콩을 땅에 뿌려 놓고는 적을 도발하여 싸우는 척하다가 도망쳤다. 승세를 놓칠세라 추격하던 적군이 콩을 뿌려 놓은 곳에 이르자, 하루 종일 굶주린 적군의 말들은 콩을 먹느라 채찍을 휘둘러도 움직일 줄을 몰랐다. 필재우는 이 틈을 타서 역습하여 대승을 거뒀는데, 이 전략도 연환계의 한 예다.
아무리 좋은 계책이라도 때에 맞아야 하며, 그 때를 놓치게 하거나 역으로 잘못 판단하게 하는 계략이다.
★ 적이 강할 때는 정면으로 공격하기보다 적의 기동성을 둔화시키든가 적병들의 염전심(厭戰心)을 높이든가 적들 끼리 서로 싸우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第36計 주위상(走為上) 달릴 주(走). 할 위(爲). 위 상(上)
도망치는 것이 상책(上策)이다.
-. 남북조시대 제(齊)나라 5대 황제인 명제는 고제의 사촌 형제인데, 고제의 증손(제3, 4대 황제)들을 죽이고 황제의 위를 빼앗았다. 그는 황제에 즉위한 이후 반란과 보복이 두려워 자기를 반대한 형제와 조카 14명을 살해한 것은 물론 자기 주위 사람들마저도 자신에게 반대하면 여지없이 죽였다. 그 뿐만 아니라 와병 중에도 왕족을 10여 명이나 죽였다.
명제의 가차 없는 살해 행위에 회계의 지방 태수 왕경칙은 개국 공신인데도 생명의 위협을 느껴 군사를 일으켰다. 왕경칙은 군사 1만 명을 이끌고 건강(지금의 난징)을 향해 진격하였는데, 도중에 명제의 학정(虐政)에 불만을 가진 농민들이 가세하여 군사가 10만 명으로 늘어났다.
왕경칙은 출정한 지 10여 일 만에 건강과 흥성성을 함락하는 등 그의 기세는 파죽지세였다. 이때 병석에 누워 있던 명제 대신에 정사를 돌보고 있던 태자 소보권은 건강과 흥성성의 함락 소식을 듣자 피난 준비를 서둘렀다.
소보권의 피난 소식을 들은 왕경칙은 “단(檀) 장군의 36가지 계책 가운데 도망치는 것이 제일 상책이니 너희 부자는 어서 도망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檀公三十六策 走爲上策 計汝父子唯有走耳.”라고 자신 있게 충고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당당한 왕경칙도 결국 제나라 군사에게 포위되어 참수 당하였다. 승산 없는 싸움은 피하는 것이 병법의 기본이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말이 있듯이 상황이 불리하면 일단 후퇴하였다가 훗날을 기약하는 것이 지혜로운 군사적인 전술이다.
주위상(走爲上)은 서른여섯 가지 계책 가운데 전세가 매우 불리하면 도망가는 것이 제일 좋은 계책이라는 것이다.
단 장군은 남북조시대 남조 최초의 왕조인 송(宋) 무제의 건국을 도운 명장 단도제로, 북위(北魏)와 싸울 때 전세가 불리하면 잘 도망쳤다고 한다. 또한 한 고조인 유방도 항우의 강력한 군대에게 계속적으로 패배를 당했으나, 싸움에는 지면서도 보급로는 항상 확보하면서 도망 다녔다. 그 결과 전술적으로는 지고 있었으나 전략적으로는 포위망을 구축해 나가 결국에는 항우를 이길 수 있었다.
★ 승산이 없으면 싸우지 말고 도망쳐라. 열세에 처했을 때는 퇴각시켜 손실을 줄이라는 것이 36계 최후의 전술이다. 도망치면 이기지는 못해도 지는 것은 아니다. 병력을 보존하였다가 다시 공격하면 되는 것이다. 옥쇄를 하여서는 재기할 수가 없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