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에는 아군의 내부에도 항상 적이 숨어 있기 마련이며, 언제 어느 곳에서 칼을 들이댈지 모르는 것이다.
第25計 투량환주(偸梁換柱) 훔칠 투(偸). 대들보 량(梁). 바꿀 환(換). 기둥 주(柱)
대들보를 훔치고 기둥으로 바꾸어 넣는다.
- 진나라(秦)의 시황제는 제나라(齊)의 재상 후승과 그의 부하들을 매수하고 진나라로 꼬아냈다.
꼬여낸 후 그들에게 많은 돈을 주고 첩보원으로 양성한 후에 제나라로 돌려보냈다. 돌아가서 진나라는 강대한 나라로 인식시키라고 하였다.
그 후 진군이 제나라를 공격하였으나 제나라 사람들은 모두가 진나라는 강대한 나라라고 인식되어 기가 죽어 있었기 때문에 감히 대항하려 하지 않았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 계략은 상대방의 뼈를 빼내라는 계략이며 적국은 물론 동맹국에게도 이용된다.
적의 조직에 내 사람을 넣어 중요한 곳을 조금씩 잠식한 후 드디어는 상대방을 몽땅 빼앗는 비겁한 계략이지만 평화적인 수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춘추전국시대는 여러 제후국들이 패권을 차지하려 다투면서 각자의 유리함을 택하여 이합집산을 거듭하였다. 따라서 오늘의 동맹국이 내일의 적이 되기도 하여, 서로 연합하여 싸울 때도 주도권을 잡아서 연합국을 아예 자기편으로 흡수하는 전략을 쓰기도 하였다.
'량(梁)'은 대들보이고 '주(柱)'는 기둥이니, 집을 지탱하는 중추를 가리킨다. 그 중추를 교란 또는 탈취함으로써 적을 붕괴시키는 전략이 ‘투량환주’다.
이 전략에 대하여 ‘진지를 자주 바꾸게 하여 그 주력을 추려내고, 마차 바뀌를 빼내어 마차를 멈추게 하여 스스로 패하기를 기다린다 頻更其陣 抽其勁旅 待其自敗 而後乘之 曳其輪也.‘는 해설이 덧붙여져 있다.
즉, 우군인 연합국을 고의로 패하게 만들어서 자기 세력으로 흡수하는 것으로도 풀이되며, 정치적 모략으로도 응용된다.
진(秦)나라의 시황제는 임종을 앞두고 재상인 이사에게 맏아들 부소로 하여금 황위를 잇게 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때 부소는 북방에서 경험을 쌓고 있었다.
이사는 혼란을 피하기 위하여 부소가 올 때까지 시황제의 죽음을 비밀로 하였다. 그러자 환관의 우두머리인 조고는 이사를 찾아가 부소가 후계자로 지목된 사실은 자신과 이사 두 사람밖에 모르니, 막내 아들인 호해가 후계자로 지목되었다고 속이면 아무도 모를 것이며, 이사도 재상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혹하였다. 이에 두 사람은 문서를 조작하여 호해를 옹립하고, 부소를 살해하였다. 조고는 자신의 뜻대로 황제의 자리를 바꾼 것이다.
이 처럼 투량환주(偸梁換柱)는 ‘대들보를 훔치고 기둥을 바꾼다.’ 라는 뜻으로, 겉은 그대로 두고 내용이나 본질을 바꾸어 놓음으로써 승리를 취하는 전략이다.
★ 이것은 마차바퀴를 빼내어 마차를 멈추게 하라는 계략이다.
第26計 지상매괴(指桑罵槐) 손가락 지(指). 뽕나무 상(桑). 욕할 매(罵). 홰나무 괴(槐)
뽕나무를 손가락질하며 홰나무를 욕한다.
-. 제나라(齊)가 연나라(燕)에게서 공격을 받자 사마라는 장군이 전군을 소집했다. 그러나 왕의 총신(寵臣)인 장가는 기한을 넘기고 도착했다. 변명을 하며 왕의 도움을 청하려는 장가를 사마 장군이 군법으로 즉결 처형하였다. 이것을 본 병사들은 떨며 통제에 순응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 우호국이나 부하에게 직접 화를 낼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 간접적으로 야단치는 계이다. 이것은 통솔력을 유지하기위한 연기의 하나이다.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믿고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느슨해 질수 있기 때문에 때로는 엄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심지어 본인의 동의를 얻어 야단받이를 만들어 놓고, 여러 사람 앞에서 야단치는 수법도 있다. 그 야단받이가 높을수록 효과는 더 크다.
★ 적당히 강경하면 상대방을 순응하도록 만들고 크게 강경하면 상대방을 순종하도록 만들 수 있다.
第27計 가치불전(仮痴不癲) 거짓 가(假). 어리석을 치(癡). 아니 불(不). 미칠 전(癲)
바보인 척은 하되 미친 척은 하지 말라.
- 삼국시대 위나라(魏)의 원로인 중달은 왕의 신임으로 절대 권력을 가진 조상(曺爽)에게 잘못 보여서 실권도 없는 지위에 머물렀다.
그는 한때 병을 핑계로 조정에 나가지 않았다. 중달의 행동을 수상이 여긴 조상은 부하에게 병문안을 가서 살펴보고 오라 하여 가보니 중달은 의복을 흐트러트리고 죽을 흘리고 정신이 나간 것 같이 행동했다. 이것을 본 부하들은 정말 정신이 나간 것으로 알고 조상에게 그렇게 보고했다. 그렇게 해서 방심하게 해 놓은 중달은 어느 날 쿠데타를 일으켜 실권을 잡았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 계는 매는 발톱을 숨긴다는 속담과 같은 것으로 자기의 속을 숨기고 바보나 무능하게 보이면 상대방이 방심하게 될 때 치라는 것이다.
★ 이것은 둔괘의 괘상에서 나온 것이다.
第28計 상옥추제(上屋抽梯) 위 상(上). 집 옥(屋). 뺄 추(抽). 사다리 제(梯).
사람을 지붕위에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우라.
-. 적에게 작은 이득을 주어 아군의 깊숙한 곳으로 유인한 뒤에 원군의 도움을 받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적을 사지에 빠뜨리는 계책이다.
손자(孫子)의 구지(九地)편에도 ‘장수가 병사들을 이끌고 싸울 때에는 마치 높은 곳에 올라가게 한 뒤에 사다리를 치우는 것과 같이 하여야 한다 帥與之期, 如登高而去其梯.’고 하였다.
이 고사성어의 전거가 되는 이야기는 삼국지의 제갈량전에 실려 있다.
후한(後漢) 시대 말기에 유표의 맏아들 유기는 계모의 미움을 받았다. 그는 제갈량에게 자신의 안전을 지킬 방법을 물었으나, 제갈량은 남의 집안일이라 하여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유기는 어느 날 제갈량을 청하여 높은 누각에 올라가 주연을 베푼 뒤에, 몰래 사람을 시켜 누각으로 오르내리는 사다리를 치워 버리게 하였다. 그러고는 이제 위로 올라갈 수도 없고 아래로 내려갈 수도 없게 되었으니 방법을 일러 달라고 하였다.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제갈량은 하는 수 없이 중이(重耳)의 예를 들며 몸을 피하라고 일러 주었다. 이에 유기는 곧 외지로 파견해줄 것을 자청하여 화를 면할 수 있었다.
또한 초의 항우가 진에게 포위당한 동맹군을 구출하려고 출동했을 때, 항우는 황하를 건너자 배를 모두 침몰시키고 3일 분의 식량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고 병사들의 천막도 모두 태워버렸다. 그리고는 3일 안에 진군(秦軍)을 파하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고 병사들에게 선언했다.
이 말을 들은 병사들은 결사의 각오로 싸워 진군을 격멸시켰다.
이 계는 적에 대해서는 미끼를 던져 유인해서 함정에 빠트리라는 것이며, 아군에 대해서는 결사의 각오를 시키라는 계로서 어느 쪽이든 과감한 작전인 것이다.
★ 계략으로 적군을 아군 깊숙이 유인한 후 후원군을 차단하고 치는 계략이다.
第29計 수상개화(樹上開花) 나무 수(樹). 위 상(上). 열 개(開). 꽃 화(花)
나무에 꽃을 피워 과시하라.
-. 전쟁 중, 아군의 병력이 열세일 때가 있다. 이럴 때 타군의 힘을 빌리거나 허수아비 군대를 많이 세워 아군을 대병력으로 보이게 해서 적군을 위압하는 계략으로 그 사이에 병력을 정비하거나 철퇴(撤退)하는 것이다.
병법의 내용은 ‘형세에 따라 위세를 떨치면, 작은 세력이라도 큰 세력처럼 꾸밀 수 있다. 기러기가 높은 하늘을 날 때 무리를 지어 날개를 활짝 펴고 대형을 이루어 나는 것처럼 하는 것이다 借局布勢 力小勢大 鴻漸于陸 其羽可用爲儀也.’ 곧, 아군의 힘이 약할 때, 다른 세력이나 어떤 요인을 빌려 아군을 강하게 보이게 함으로써 적으로 하여금 두려워하게 만들어 굴복시키는 것이다.
삼국지연의에서 장비가 장판교를 필기 단마로 지키며 조조의 대군과 맞설 때 수상개화의 계책을 이용하였다. 그때 유비는 조조의 군대에 쫓겨 달아나고 있었다. 장비는 20여 명의 병사를 이끌고 장판교를 지키며, 병사들로 하여금 말꼬리에 나뭇가지를 매달고 숲 속에서 이리저리 달리게 하였다. 그로 인해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 멀리서 보면 마치 대군이 몰려오는 것처럼 보였다.
조조의 군대가 장판교에 이르렀을 때, 장비가 다리 앞에 홀로 서서 대적하였다. 조조는 장비의 용맹이 두렵기도 하고 복병이 있을지도 몰라 선뜻 공격하지 못하던 차에 장비가 빨리 싸우자고 내지른 벼락같은 호통소리에 놀라 도망치고 말았다.
수상개화(樹上開花) ‘나무 위에 꽃을 피운다.’ 라는 뜻으로, 본래 꽃을 피울 수 없는 나무에 조화(造花)를 진짜 꽃처럼 장식하여 상대방을 속인다는 말이다.
철수개화(鐵樹開花:쇠나무에 꽃이 피다)가 전화(轉化)한 것으로, 원래는 지극히 실현되기 어려운 일을 비유하는 말이었다.
★ 허풍도 때에 따라서는 큰 힘이 된다. 병력이 약한 부대를 강력한 부대인 듯 위장하는 계이다
第30計 반객위주(反客為主) 되돌릴 반(反). 손님 객(客). 할 위(爲). 주인 주(主)
객이 반대로 주인이 된다.
-. 항우와 유방은 각자의 군을 이끌고 진의 도읍인 함양을 공격했다. 그런데 소군인 유방의 군이 먼저 들어가자 분하게 여긴 항우는 유방을 죽이려했다. 그러자 그것을 안 유방은 항우에게 찾아가 사죄했고 그 후에도 계속된 괴롭힘을 견디며 세력을 키워나가 드디어는 항우를 치고 한(漢)의 황제가 되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뽑아낸다. 틈이 생기면 우선 발을 집어넣고 차츰차츰 영향력을 확대해서 드디어는 주도권을 장악하라는 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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