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살삼사 (二桃殺三士 두 이, 복숭아 도, 죽일 살, 석 삼, 무사 사)
안자춘추(晏子春秋) 간(諫) 하(下)의 이야기다.
제(齊)나라 경공에게는 신변을 호위하는 장수로 공손접, 고야자, 전개강 세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힘과 공을 빌어, 법과 위계질서를 무시했다. 참다못한 재상 안영이 이들을 제거하기 위한 계획을 짰다.
어느 날 안영이 만찬석상에서 복숭아 두 개를 내어 와 경공에게 바치며, “이 복숭아를 가장 공로가 큰 신하에게 상으로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먼저 공손접이 나서서 “사냥 때, 폐하께 달려드는 호랑이를 내가 맨손으로 잡았다.”하고는 복숭아를 하나 가졌다. 전개강 역시 “나는 매복을 사용하여 두 번이나 적을 무찔렀다.”하고는 남은 복숭아를 가졌다. 당황한 고야자가 “폐하를 모시고 황허강을 건널 때, 폐하 수레의 왼쪽 말이 중류로 도망쳤다. 내가 강으로 들어가 백 걸음 동안 흐름을 거스른 다음 흐름을 좇아 90리를 가서 말을 죽였다. 그런 다음 왼손으로 말의 엉덩이를 붙잡고 오른손으로 말의 목을 들어 언덕으로 올라왔다.”하고 큰소리로 말했다.
공손접과 전개강이 이 말을 듣고 “우리의 공훈은 그대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도 복숭아를 탐한 것은 우리의 탐욕 때문이다.”하고는 스스로 목을 베었다.
고야자도 “두 사람이 죽었는데 나 혼자 사는 것은 인(仁)이 아니다. 사람이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것을 듣고 부끄럽게 여기는 것은 의롭지 못하다.”하고 칼을 뽑아 자기의 목을 찔렀다.
고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제갈 량의 양보음(梁甫吟)이라는 고체시(古體詩)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노래하였다.
‘하루아침에 참언을 입어(一朝被讒言), 두 복숭아가 세 장사를 죽였다(二桃殺三士).’
이백 또한 동명의 시를 지어 이 고사를 더욱 유명하게 하였다.
‘제나라의 재상은 힘이 남산을 갈아엎는 세 명의 장사를 죽이는데, 두 개의 복숭아를 사용하였다 力排南山三壯士 齊相殺之費二桃.’
안영의 생각은 현대인의 사고방식과 유사하다. 자신을 따르지 않는 자, 집단의 질서를 흩트리는 자, 장차 자신을 위해할 염려가 있는 자 등에게는 인정을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여기서 유래한 이도살삼사(二桃殺三士)는 복숭아 두 개로 무사 세 명을 죽인다는 뜻으로, 교묘한 책략으로 상대를 자멸하게 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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