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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October, 2016

天脫冠而得一點 천탈관이득일점 乃失杖而橫一帶 내실장이횡일대 /김삿갓

天脫冠而得一點
천탈관이득일점
乃失杖而橫一帶
내실장이횡일대
/김삿갓

김삿갓은
전국 방방곡곡을
방랑하면서
숫한 일화와
글들을 남겼는데...

풍모를 알아보고
환대 받기보다는
멸시와 푸대접을 받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김삿갓이
자기를 심히 홀대한
어느 부자집 대문에
남겨 놓은 시 한수입니다

하늘 天에서
冠(갓관)인 一을
脫(뺄탈) 빼고
점을 하나 붙이면
개犬자가 되고,
乃(이에내)자에서
지팡이장(杖)을 빼고
띠처럼 帶(띠대)
가로橫(횡)로 그으면
아들子가 됩니다

자신을 무시하는
부자집 영감님에게
개아드님이라고....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을 대표하는 여류 시인 이옥봉의 시

近來安否問如何
근래안부문여하
月到紗窓妾恨多
월도사창첩한다
若使夢魂行有跡
약사몽혼행유적
門前石路半成沙
문전석로반성사

-李玉峰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달 비친 사창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꿈 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거예요.

양반가의 서녀로 태어나
소실로 들어갔으나
지은 시가 문제가 돼
소박 당한
여류시인 옥봉의 시입니다

비록 내쫒김을 당했지만
남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기다림의 한이
절절이 느껴집니다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을 대표하는
여류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옥봉
http://m.terms.naver.com/entry.nhn?docId=1979100&cid=41708&categoryId=41732

26 October, 2016

路上所見 노상소견 길위에서 본 여인 -姜世晃 강세황 (1712-1791)

路上所見 노상소견
길위에서 본 여인
-姜世晃 강세황
 (1712-1791)

凌波羅襪去翩翩
  능파라말거편편

 一入重門便杳然
  일입중문편묘연

 惟有多情殘雪在
  유유다정잔설재

 屐痕留印短墻邊
  극흔유인단장변”
.
물결 딛는 비단 버섯
(어여쁜 아가씨의 걸음걸이)
사뿐사뿐 가더니만

중문으로 들어서곤
아득히 자취없네.

다정할사 그래도
잔설이 남아 있어

야트막한 담장 가에
신발 자국 찍혀있네

"수줍은 그녀는
곁눈도 주지않고,
큰 대문을 밀고 들어가더니
다시 중문을 삐걱 열고서
아예 자취를 감추고 마니..

그래도 미련이 남아
차마 걸음을 떼지 못하는데,

아쉬운 눈길이
가치발로 들여보던
담장 가에 선명히 찍혀진
방금 전 그녀가 남기고 간
발자국에 가서 멈춰지는데"

짧은 한번만의 흘낏 봄에
흔들린 마음을..
뉘댁의 따님인까 하는
궁금증을
28字 속에 넘치게
담아 놓은 서정시입니다

표암 강세황은
조선 영.정조때 문신으로
문인評論家로 명성이 높고,
서화(書畫)에 뛰어나
1784년  중국에 갔을 때
그의 서화를 구하려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고 할 정도로
조선의 최고의 예술인입니다

10 September, 2016

夜思何 (야사하) / 황진이 詩

夜思何 (야사하) / 황진이 詩


蕭寥月夜思何事
(소요월야사하사)
달 밝은 밤에
그대는 누굴 생각하세요?

寢宵轉輾夢似樣
(침소전전몽사양)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 꾸시나요?

問君有時錄忘言
(문군유시녹망언)
붓을 들면 때로는
내 얘기도 쓰시나요?

此世緣分果信良
(차세연분과신량)
나를 만나 행복했나요?
나의 사랑을 믿나요?

悠悠憶君疑未盡
(유유억군의미진)
그대 생각 하다보면
모든게 궁금해요.

日日念我幾許量
(일일염아기허량)
하루중에서
내 생각 얼만큼 많이 하나요?

忙中要顧煩或喜
(망중요고번혹희)
바쁠 때 나를 돌아보라 하면
 괴롭나요? 반갑나요?

喧喧如雀情如常
(훤훤여작정여상)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정겨운가요?

悠悠憶君疑未盡
(유유억군의미진)
그대 생각 하다보면
모든게 궁금해요.

日日念我幾許量
(일일염아기허량)
하루중에서 내 생각
얼만큼 많이 하나요?

忙中要顧煩或喜
(망중요고번혹희)
바쁠 때 나를 돌아보라 하면
 괴롭나요? 반갑나요?

喧喧如雀情如常
(훤훤여작정여상)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정겨운가요

대제학을 지낸 소세양과
한달간 동숙(동거)하고
헤어진 뒤
황진이가 진정 사랑했던
몇 안되는 남자
소세양을 그리는
애타는 마음을 글로 적어서
侍婢(시비) 동선이를 시켜
한양에 있는 소세양에게
전하게 했다는 시가
夜思何라고 합니다.

입하(立夏)’ - 곽효환(1967∼ )

입하(立夏)’
 - 곽효환(1967∼ )

담장 너머
다시 꽃이 피었다 지고
산 너머
봄이 머물다 가면
손톱 끝에
봉선화 꽃물
대롱대롱 매달려
아스라이 져 가는데
노을빛 고운 저녁 무렵
바람을 타고
작은 그리움이
큰 그리움을 부른다
작은 슬픔이
깊은 슬픔을 부른다

그리고 혹은 그렇게
여름이 왔다

20 August, 2016

봄비 -이수복

봄비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겠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세워 벙글어진
고운  꽃밭속
처녀에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입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랭이
타오르것다

送人(송인) /鄭知常(정지상 고려시대)

送人(송인)
/鄭知常(정지상 고려시대)

雨歇長堤草色多
(우헐장제초색다)
送君南浦動悲歌
(송군남포동비가)
大洞江水何時盡
(대동강수하시진)
別漏年年添綠派
(별루년년첨록파)

비갠 언덕 위
풀핓 푸른데

남포로 님 보내는
구슬픈 노래

대동강 물이
언제야 마르겠느냐

해마다 이별의 눈물을
더하는 것을

15 August, 2016

♧그 꽃 (고 은)♧

♧그 꽃 (고 은)♧

올라갈 때는 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오로지 정상에 오르겠다는 생각에 미처 볼 겨를도 없었고 숨이 차고 힘들어서 볼 여유도 없었습니다 . 참 아쉽습니다
올라갈 때 보였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잠시 멈춰서서 바라보기도 하고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 어떤 모양인지, 무슨 색깔인지 자세히 보면서 그 꽃들과 대화도 나누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내려올 때에야 보였습니다
목표를 다 이루고 난 후 천천히 내려오니 그 때서야 보였습니다
내려올 땐 그나마 볼 수 있어 다행인데 그래도 여전히 꽃들과의 대화는 어려운 일이 됩니다
안타깝게도 그냥 스쳐 지나가고야 마는 순간입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성취만을 위해서 일만 바라보고 부지런히 올라갈 때에는 주위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난 이후에 내려갈 때에야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꽃은 그대로일지 모르나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 다 멀어지고 떠나고 없습니다

사람은 올라갈 때 보지 못하면 그렇게 사라지는 겁니다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 다시 주어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소중한 사람들은 다시 볼 수 없습니다

올라갈 때 보십시오. 올라갈 때 만나십시오. 올라갈 때 챙기십시오. 올라갈 때 보살피고 쓰다듬어 주십시오
주위의 그 소중한 사람은 내려갈 때는 없습니다

올라가는 길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때론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더라도 행여나 끝까지 못 올라 갈지라도 꽃보다 아름다운 주위의 사람들만은 당신은 보고 만나고 대화하고 살피고 챙기십시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05 August, 2016

立春 입춘 - 시-

立春 입춘

입춘 아침
할아버지는 사립 문설주에도
햇발 안 드는 뒤안 장지문에도
입춘방을 붙이셨다.

응달에는 눈이 쌓여
할아버지의 흰머리만큼이나 근심스러운데
마른 가지는 겨울바람이 남아
할아버지의 손등만큼이나 앙상한데
입춘방을 붙이셨다.

둘러보아도
봄소식은 알 길 없고
풀 그릇을 들고 종종거리다가
나는 보았다
하얀 수염 사이
어린아이 같은 할아버지의 웃음
봄이 오고 있음을 보았다

(정군수•시인)

12 September, 2014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에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주는 말과 행동을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 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놓은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가을은 온다 / 안도현


매미 울음소리가 왠지 녹슬었다고 생각될 때 가을은 온다.
벚나무가 그 어떤 나무보다 먼저 이파리를 땅으로 내려놓을 때 가을은 온다.
배롱나무가 더 이상 꽃을 밀어올리지 않을 때 가을은 온다.
팽나무 열매가 갈색으로 익어가고 산딸나무 열매가 붉어질 때 가을은 온다.
도라지꽃의 보랏빛을 손으로 쓰다듬어주고 싶을 때 가을은 온다.
여치의 젖은 무릎과 방아깨비의 팔꿈치와 귀뚜라미의 수염을 생각할 때 가을은 온다.
담배밭에서 담뱃잎을 더 딸 일이 없을 때 가을은 온다.
수수밭이 우수 어린 표정으로 과묵해 질 때 가을은 온다.
냇물 소리가 귓가에서 차가워질 때 가을은 온다.
무심코 바라보던 저수지의 물빛이 문득 눈에 시리게 들어올 때 가을은 온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이 많아질 때 가을은 온다.
비행기가 늘어뜨리고 간 비행운을 따라가고 싶을 때 가을은 온다.
텅 비어 있는 우편함을 괜히 기웃거릴 때 가을은 온다.
라디오에서 듣는 이소라의 노래 '바람이 분다'를 혼자 배워보고 싶을 때 가을은 온다.
버스의 금간 유리창이 예사롭지 않게 보일 때 가을은 온다.
거리에서 연탄 실은 트럭을 자주 만나게 될 때 가을은 온다.
밤마다 다리에 감고 자던 죽부인과 이별하고 싶을 때 가을은 온다.
넥타이를 매고 싶어 지고 옷장을 정리하고 싶을 때 가을은 온다.
대학 다니는 아이의 2학기 등록금을 어떻게 마련할까 고심할 때 가을은 온다.
아버지,라는 말이 울컥해질 때 가을은 온다.